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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토사 섬: 요새에서 놀이공원으로, 싱가포르가 만든 휴양지의 완전 변신

no1fellow 2025. 6. 27. 19:50

센토사 섬
센토사 섬

서론

센토사 섬에 발을 디딘 순간 정말 다른 세계에 온 기분이었다. 싱가포르 본토와 50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특히 케이블카를 타고 하버프런트에서 센토사로 넘어오는 순간이 인상적이었다. 아래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앞으로는 야자수와 해변이 보였다. "이게 정말 도시 국가 한복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는 어른이 되어서도 완전히 동심으로 돌아갔다. 특히 트랜스포머 라이드는 정말 영화 속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SEA 아쿠아리움의 거대한 수족관 앞에서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바라봤다. 수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이 정말 신비로웠다. 저녁에 본 윙스 오브 타임 쇼는 물과 불, 레이저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광경이었다. 하루 종일 있어도 모든 걸 다 즐기기 어려울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다. 한때 군사 요새였던 이곳이 이렇게 화려한 놀이공원으로 변신했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영국군 요새에서 관광 아일랜드로의 극적 변신

센토사 섬의 변신사는 정말 극적이다. 현재의 화려한 모습을 보면 상상하기 어렵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펄라우 블라캉 마티(Pulau Blakang Mati)'라고 불리는 영국군 요새였다. 말레이어로 '죽음의 뒤편 섬'이라는 뜻의 무시무시한 이름이었다. 19세기부터 영국군이 싱가포르 남쪽 해상을 지키는 군사 기지로 사용했던 곳이다.

1967년 영국군이 철수한 후 이 섬은 방치되어 있었다. 면적 500헥타르의 이 섬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싱가포르 정부의 고민이었다. 1970년대 초 리콴유 총리는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 이곳을 아시아 최고의 휴양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1972년 센토사 개발청(SDC)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다.

'센토사(Sentosa)'라는 새로운 이름도 이때 붙여졌다. 말레이어로 '평화와 평온'을 뜻하는 단어다. 죽음의 섬에서 평화의 섬으로, 이름부터 완전히 새로 태어난 것이다. 1974년 일반에 처음 개방되었을 때는 단순한 해변 휴양지였지만, 50년간의 끊임없는 개발을 거쳐 지금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아일랜드가 되었다.

3가지 교통수단으로 떠나는 센토사 여행

센토사로 가는 방법은 3가지가 있는데, 각각 다른 재미를 준다.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은 케이블카다. 하버프론트에서 출발해서 센토사까지 공중에서 8분간 이동하는데, 아래로 내려다보는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특히 저녁 시간에 타면 석양과 야경을 동시에 볼 수 있어서 낭만적이다.

센토사 익스프레스는 모노레일 시스템이다. 하버프론트에서 출발해서 센토사 내 4개 역을 연결한다. 빠르고 편리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센토사의 전경도 볼거리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경제적이기도 하다.

보드워크는 도보로 센토사에 들어가는 길이다. 하버프론트에서 센토사까지 680미터의 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것이다. 운동도 되고 바다 바람도 맞을 수 있어서 상쾌하다. 중간에 트래블레이터(자동 보도)도 있어서 힘들지 않게 갈 수 있다. 특히 날씨 좋은 날에는 정말 기분 좋은 산책이 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 동남아 최초의 꿈의 왕국

2010년 문을 연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는 센토사의 가장 큰 자랑이다. 동남아시아 최초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18헥타르 부지에 24개의 놀이기구와 어트랙션이 있다. 크기는 다른 유니버설 스튜디오들보다 작지만, 그만큼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어트랙션은 트랜스포머다. 3D 영상과 시뮬레이터가 결합된 최첨단 라이드로, 정말 트랜스포머 영화 속에 들어간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미이라 리벤지도 스릴 넘치는 실내 롤러코스터로 인기가 높다. 어둠 속에서 빠르게 달리면서 만나는 미이라들이 정말 무섭다.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어트랙션도 많다. 슈렉 4D 어드벤처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이드 중 하나다. 시멸레이터와 함께 바람, 물, 향기 등 다양한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마다가스카 크레이트 어드벤처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보트 라이드다.

SEA 아쿠아리움, 바다 속 신비를 만나는 곳

SEA 아쿠아리움은 센토사의 또 다른 대표 명소다. 2012년 개장 당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이곳은 지금도 아시아 최대의 아쿠아리움이다. 49개의 서식지에 10만 마리가 넘는 해양 생물들이 살고 있다. 특히 800여 종의 다양한 종류를 볼 수 있어서 살아있는 해양 박물관 같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오픈 오션 갤러리의 대형 수족관이다. 길이 36미터, 높이 8.3미터의 거대한 아크릴 벽 너머로 펼쳐지는 바다 속 풍경이 정말 장관이다. 상어, 가오리, 참치 등 대형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바다 속에 있는 기분이다.

상어 해(Shark Seas)도 스릴 넘치는 공간이다. 12종의 상어와 가오리들이 머리 위로 헤엄치는 터널을 지나가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무서워하지만 금세 신기해한다. 돌고래 섬(Dolphin Island)에서는 인도-태평양 큰돌고래들과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어드벤처 코브 워터파크, 동남아 최고의 물놀이 천국

SEA 아쿠아리움 옆에는 어드벤처 코브 워터파크가 있다. 14개의 워터 슬라이드와 다양한 풀이 있는 물놀이 천국이다. 특히 레이 베이에서는 2만 마리의 가오리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실제로 가오리들을 만질 수도 있어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스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립타이드 로켓이 최고다.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워터 슬라이드로 정말 심장이 멎을 것 같다. 반대로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어드벤처 리버에서 튜브를 타고 떠내려가는 것도 좋다. 620미터의 긴 코스를 따라 느긋하게 물 위를 떠다니는 기분이 정말 상쾌하다.

윙스 오브 타임,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환상의 쇼

센토사의 밤을 장식하는 것은 윙스 오브 타임이다. 실로소 비치에서 매일 저녁 열리는 이 쇼는 물, 불, 레이저, 음악이 어우러진 멀티미디어 스펙터클이다. 바다를 무대로 펼쳐지는 이 쇼는 정말 싱가포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다.

쇼는 두 마리의 새가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3D 영상과 함께 실제 바다에서 분수와 불꽃이 터지면서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거대한 불기둥은 정말 압도적이다. 25분간 진행되는 쇼를 보고 나면 감동이 오래 남는다.

쇼를 보는 가장 좋은 자리는 프리미엄 시트다. 비용이 좀 더 들지만 최고의 각도에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자리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특히 연인들에게는 최고의 데이트 코스다.

실로소 비치, 도심 속 인공 열대 해변

센토사의 남쪽에는 3.2킬로미터의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져 있다. 실로소 비치, 팔라완 비치, 탄종 비치 3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중 실로소 비치가 가장 인기가 높다. 백사장과 야자수, 그리고 각종 해양 스포츠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서 진짜 열대 휴양지에 온 기분을 낸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해변도 사실은 인공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원래 센토사의 해변은 그리 좋지 않았는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모래를 가져와서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 야자수들도 대부분 이식해온 것이다.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와 기술이 만들어낸 인공 파라다이스인 셈이다.

해변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비치 발리볼, 카약, 스탠드업 패들보드 등이 인기다. 바나나 보트나 제트 스키 같은 스릴 넘치는 해양 스포츠도 있다. 해변가의 바와 레스토랑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석양을 감상하는 것도 센토사의 큰 매력 중 하나다.

스카이라인 루지, 남반구 최초의 짜릿한 체험

센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스카이라인 루지다. 뉴질랜드에서 개발된 이 독특한 놀이기구는 중력을 이용해서 650미터의 구불구불한 코스를 내려오는 것이다. 남반구 밖에서는 센토사가 최초로 도입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스카이리프트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간 후, 루지 카트를 타고 내려오는 방식이다. 속도는 자신이 조절할 수 있어서 스릴을 원하면 빠르게, 여유를 원하면 천천히 즐길 수 있다. 특히 밤에 타면 센토사의 야경을 감상하면서 내려올 수 있어서 더욱 낭만적이다.

코스는 정글 트레일과 드래곤 트레일 두 가지가 있다. 정글 트레일은 좀 더 쉽고 가족 친화적이고, 드래곤 트레일은 더 길고 스릴이 넘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코스를 모두 체험한다. 한 번 타면 계속 타고 싶어지는 중독성이 있다.

리조트 월드 센토사, 아시아 최대 통합 리조트

센토사 북쪽에는 리조트 월드 센토사가 있다. 2010년 개장한 이 통합 리조트는 호텔, 카지노, 쇼핑몰, 레스토랑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거대한 복합시설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SEA 아쿠아리움도 이 리조트의 일부다.

6개의 호텔이 있어서 다양한 취향과 예산에 맞는 숙박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럭셔리한 곳은 비치 빌라스다. 해변가에 위치한 이곳은 프라이빗 풀과 개인 집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최고급 숙소다. 반대로 하드록 호텔은 젊은 감각의 모던한 분위기로 인기가 높다.

쇼핑과 식사도 즐길 수 있다. 페스티브 워크에는 명품 부티크부터 기념품 가게까지 다양한 상점들이 있다. 레스토랑도 미슐랭 스타부터 푸드코트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포레스트 내 레스토랑들은 분위기가 정말 좋다.

메가 집라인,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중 질주

2018년 새로 문을 연 메가 집라인은 센토사의 새로운 스릴 어트랙션이다. 임브라이어 구릉에서 실로소 비치까지 450미터를 시속 60킬로미터로 질주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집라인이다. 75미터 높이에서 센토사 전체를 내려다보며 날아가는 기분은 정말 짜릿하다.

총 4개의 라인이 있어서 최대 4명이 함께 탈 수 있다. 친구들이나 가족끼리 경주하는 재미도 있다. 특히 마지막에 해변에 착지하는 순간이 정말 특별하다. 바다 위를 날아가는 느낌이 환상적이다.

안전 장비와 교육도 철저하다. 처음 타는 사람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다만 키와 몸무게 제한이 있어서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할 때는 안전상 운영을 중단하기도 한다.

이미지 오브 싱가포르, 밀랍인형으로 보는 역사

센토사에는 교육적인 어트랙션도 있다. 이미지 오브 싱가포르는 밀랍인형과 디오라마로 싱가포르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래플스 경의 상륙부터 현대 싱가포르까지 200년의 역사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일제강점기 부분이다.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실감나게 재현해놓았다. 특히 시암 죽음의 철도 건설 장면은 정말 가슴이 아프다. 아이들에게는 싱가포르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페스티벌 오브 싱가포르도 흥미롭다. 싱가포르의 다양한 문화와 축제를 보트를 타고 둘러보는 어트랙션이다. 중국, 말레이, 인도, 페라나칸 등 각 민족의 전통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다문화 국가 싱가포르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지속가능한 관광의 모델

센토사는 환경 친화적인 개발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섬 전체의 40% 이상을 녹지로 보존하고 있고, 각종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빗물 재활용, 폐기물 재활용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바다거북 보호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센토사 해변은 바다거북의 산란지인데,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줄어들자 적극적인 보호 활동을 시작했다. 매년 바다거북이 알을 낳으러 오면 해변 일부를 폐쇄하고 보호한다. 관광과 환경 보호를 함께 추구하는 좋은 사례다.

또 지역 사회와의 상생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센토사 개발로 생긴 일자리의 상당 부분을 현지인들에게 제공하고, 지역 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활동도 한다. 경제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진화

센토사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추가로 100억 달러를 투자해서 더욱 혁신적인 어트랙션들을 만들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하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어트랙션들이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또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방문객의 취향과 관심사를 분석해서 최적의 일정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교통 시설도 계속 개선된다. 본토와 센토사를 잇는 새로운 교통수단도 검토 중이다. 또 섬 내 이동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도 도입될 예정이다. 50년 후에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모습의 센토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센토사를 둘러보면서 느낀 건 인간의 상상력과 실행력이 만나면 정말 놀라운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한때 죽음의 섬이라 불렸던 군사 요새가 이렇게 화려한 놀이공원으로 변신했다는 게 정말 대단했다. 특히 자연과 인공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인공 해변이지만 진짜보다 더 아름답고, 인공 어트랙션이지만 자연과 잘 어울렸다. 하루 종일 있어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다. 싱가포르 사람들이 작은 땅에서 이런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섬을 만들어낸 것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앞으로도 계속 진화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꿈과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