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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구름 위에 숨겨진 잉카 제국의 마지막 비밀

no1fellow 2025. 6. 15. 13:46

마추픽추
마추픽추

서론

마추픽추에 처음 도착했을 때 정말 숨이 막혔다. 해발 2,430미터 높이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너무 압도적이었다. 거대한 안데스 산맥에 둘러싸인 채 구름 사이로 보이는 고대 도시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어떻게 500년 전에 이런 곳에 이런 도시를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계속 감탄했다. 특히 아침 일출을 보면서 안개가 걷히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마추픽추의 모습은 정말 신비로웠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15세기 잉카 황제의 비밀 궁전

마추픽추는 1450년경 잉카 제국의 9대 황제 파차쿠텍이 건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확한 목적은 지금도 논란이 많다. 황제의 별장이었다는 설, 종교적 성지였다는 설, 군사 요새였다는 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목적을 모두 갖춘 복합 시설이었을 것 같다.

위치가 정말 절묘하다. 우루밤바 강이 휘돌아 흐르는 지점의 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어서 천연 요새 같다. 적이 침입하기도 어렵고, 강에서 물을 구하기도 편했을 것이다. 또 안데스 산맥의 웅장한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어서 영적인 의미도 컸을 것 같다.

흥미로운 건 마추픽추에서 발견된 유골들을 분석해보니 대부분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태양의 처녀들'이 살던 종교적 성지였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 잉카에서는 태양신에게 바쳐진 여성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마추픽추에서 종교 의식을 담당했을 수도 있다.

스페인 정복자들도 몰랐던 숨겨진 도시

마추픽추의 가장 신비로운 점은 스페인 정복자들이 이곳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533년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잉카 제국을 멸망시켰지만, 마추픽추는 끝까지 숨겨져 있었다. 위치가 워낙 외진 곳이어서 스페인 사람들이 찾지 못한 것 같다.

잉카인들도 의도적으로 숨겼을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군이 오기 전에 미리 도시를 버리고 흔적을 지웠을 것이다. 금이나 은 같은 귀중품들도 모두 숨기거나 다른 곳으로 옮겼을 것이다. 그래서 스페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완전히 잊혀진 건 아니었다. 지역 원주민들은 이곳을 알고 있었다. 다만 외부인들에게 알리지 않았을 뿐이다. 신성한 장소로 여겨서 비밀로 했을 수도 있고, 스페인 사람들을 경계해서 숨겼을 수도 있다.

1911년 하이럼 빙엄의 재발견

마추픽추가 세상에 알려진 건 1911년 7월 24일이었다. 미국 예일대학교의 고고학자 하이럼 빙엄이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이곳을 '재발견'한 것이다. 사실 발견이라기보다는 서구 세계에 처음 소개한 것이 맞다.

빙엄은 원래 다른 잉카 유적을 찾고 있었는데, 우연히 마추픽추를 발견하게 되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몇 가구의 원주민 가족들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수백 년 동안 이곳을 지켜온 셈이다.

빙엄은 이곳이 '잃어버린 잉카의 도시 비루카밤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연구 결과 비루카밤바는 다른 곳으로 밝혀졌다. 그래도 빙엄의 발견으로 마추픽추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맞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기사가 실리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경이로운 잉카의 건축 기술

마추픽추에서 가장 놀라운 건 역시 건축 기술이다. 시멘트 없이 돌만으로 이렇게 정교한 건물을 지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돌과 돌 사이에 칼날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정밀하게 맞춰져 있다. 500년이 지난 지금도 튼튼하게 서 있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기술이었다.

특히 지진이 많은 안데스 지역에서 이런 건축물이 무너지지 않고 버틴다는 게 신기하다. 잉카인들은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건축 기법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돌들이 지진 때 약간씩 움직이면서 충격을 흡수하도록 설계한 것 같다.

계단식 밭도 정말 인상적이다. 가파른 산비탈에 수십 개의 계단을 만들어서 농사를 지었다. 배수 시설도 완벽해서 지금도 물이 잘 빠진다. 이런 기술력으로 척박한 산악 지대에서도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

태양과 별을 관측한 천문대

마추픽추에는 천문 관측 시설들이 많다. 가장 유명한 건 '인티와타나'라고 불리는 돌이다. 태양시계 역할을 하는 건데, 계절의 변화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잉카인들이 얼마나 정교한 천문학 지식을 갖고 있었는지 보여준다.

태양 신전도 있다. 동지와 하지 때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의 각도를 계산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잉카인들에게 태양은 가장 중요한 신이었으니까 당연히 태양을 관측하는 시설이 있었을 것이다.

밤하늘 관측도 중요했던 것 같다. 잉카인들은 남십자성을 특히 중요하게 여겼는데, 마추픽추에서는 남십자성이 정말 잘 보인다. 구름 위에 있어서 하늘이 맑고, 도시의 불빛도 없어서 별이 정말 밝게 보인다.

물의 도시, 마추픽추

마추픽추에서 놀라운 건 급수 시설이다. 산 정상에 있는데도 물이 풍부하다. 자연 샘물을 이용한 급수 시설이 16개나 있다고 한다. 수로를 통해 도시 전체에 깨끗한 물을 공급했다.

배수 시설도 완벽하다. 안데스 지역은 우기에 비가 정말 많이 오는데, 물이 고이지 않고 잘 빠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5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시설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현대 도시 계획자들도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

목욕탕 시설도 있었다고 한다. 황제나 귀족들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말 고급스럽게 만들어져 있다. 잉카인들이 얼마나 깨끗함을 중시했는지 알 수 있다.

안데스의 혹독한 환경을 이겨낸 사람들

마추픽추에서 생활한다는 건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해발 2,400미터 높이에서 산소도 부족하고, 기온 변화도 심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수백 명이 이곳에서 살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식량 문제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계단식 밭에서 감자나 퀴노아 같은 고산 작물을 키웠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을 것이다. 아마 아래쪽 지역에서 물건을 가져와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교통이 정말 불편했을 텐데 어떻게 했을까 궁금하다.

의료 시설도 있었던 것 같다. 수술용 도구들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당시 잉카 의학 수준이 꽤 높았다는 증거다. 두개골 수술도 했다고 하니까 정말 놀랍다.

현대의 관광 명소가 되기까지

빙엄이 발견한 후 마추픽추는 점점 유명해졌다. 1948년 히람 빙엄 하이웨이가 만들어지면서 접근이 좀 더 쉬워졌다. 1970년대부터는 본격적인 관광 개발이 시작되었다.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국제적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2007년에는 신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페루 정부는 이를 적극 활용해서 관광 산업을 키웠다.

지금은 연간 15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는데, 정말 사람이 많았다. 특히 성수기에는 예약하기도 어렵다. 하루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있어서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잉카 트레일의 도전

마추픽추에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가장 인기 있는 건 잉카 트레일 트레킹이다. 4일 동안 43킬로미터를 걷는 코스인데, 정말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 있다고 한다. 나는 기차로 갔는데, 트레킹하는 사람들을 보니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잉카 트레일은 원래 잉카인들이 만든 길이다. 마추픽추뿐만 아니라 여러 유적지들을 연결하는 거대한 도로망이었다. 지금도 그 일부가 남아있어서 당시 잉카인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하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하루 5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몇 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하고, 가이드 없이는 갈 수 없다. 비용도 꽤 비싸다. 하지만 한 번쯤은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보존과 관광 사이의 딜레마

마추픽추의 가장 큰 문제는 관광객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하루 2,500명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그래도 유적에 무리가 가고 있다. 사람들이 밟고 다니면서 돌들이 마모되고 있다고 한다.

기후 변화도 문제다. 안데스 지역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식생이 변하고 있다. 또 우기와 건기의 패턴도 바뀌고 있어서 유적 보존에 영향을 주고 있다.

페루 정부는 보존과 관광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입장료를 올리고 시간을 제한하는 등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 수입도 중요하니까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잉카 문명에 대한 새로운 이해

마추픽추 연구를 통해 잉카 문명에 대한 이해가 많이 깊어졌다. 단순히 '미개한 원주민'이 아니라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건축, 천문학, 의학,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뤘다.

특히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문명을 발전시켰다. 현대인들이 배워야 할 점이 많다.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게 많다. 잉카는 문자가 없어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키푸라는 매듭 문자가 있었지만 아직 완전히 해독되지 않았다. 마추픽추에 대한 수수께끼도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마추픽추를 보면서 느낀 건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력의 위대함이었다. 500년 전에 이런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냈다는 게 정말 감동적이었다. 동시에 자연을 존중하며 살았던 잉카인들의 지혜도 배울 점이 많았다. 페루에 간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이지만,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잉카 문명의 깊이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